감히 제가 대한민국 직장맘 여러분께 한 말씀 올립니다, 존경합니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지 3일밖에 되지 않아, 오랜기간의 경험 없이 저의 친정 및 시댁 두 어머니와 이미 아이를 두고 직장을 다니고 있는 수많은 직장맘들의 말을 모두 대변할 수는 없지만, 며칠간의 소회를 적어봅니다.

애엄마가 집에나 있지 뭐하러 왔어?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해, 애기는 누가 봐주나?
임신해서 그렇게 고생하고 또 왔네
놀이방에서 아이를 24시간 봐주나봐?
니가 버는 돈 다 애기한테 들어가지 않아? 연봉이 한 5~6천 돼? 그 정도는 되어야 일할 맛 나지 않겠어?
도대체 애엄마를 보낸 의도를 모르겠어.

제가 3일간 들은 말입니다. 그냥 웃으면서 넘겼습니다. 싸워서 뭣합니까? 직장맘이라는 약자는 늘 아쉬운 소리를 해야하는 걸요.

인스턴트 음식
저도 먹이기 싫어요. 하지만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아기의 식사를 준비하지 못할 수 있어요. 아침에 9시까지 출근하려면 6시 반에는 일어나서 출근준비하고 아기 놀이방 보낼 준비하고, 밥이라도 몇 숟가락 떠먹고, 출근합니다. 6시 땡 하고 퇴근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임신하고도 밤 12시에 들어오기를 밥먹듯 했으니 빨리 가야한다는 말 도저히 떨어지지 않습디다. 그래도 좀 일찍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부랴부랴 퇴근해서 놀이방에 가면 8시가 훌쩍 넘어버립니다. 아이는 그 때부터 떨어지질 않지요. 집에 와서 목욕시키고 재우고 하면 10시가 되어버리고 저녁은 먹지도 못하고 다음날 아이가 먹을 이유식 만들고 나서 집을 치우기 시작합니다. 딱 3일 했습니다. 3일 내내 저녁은 빵 아니면 김밥을 집안일 하면서 하나씩 집어먹었구요. 집 치우고 샤워라도 하다보면 밤 12시 반 정도에 취침할 수 있더군요. 남편이랑 말 한 마디라도 하면 더 늦어지기 일수이구요. 저는 그나마 부모님과 같이 살아 식사며, 아기 놀이방 보내주는 것은 부모님이 해주세요. 부모님도 아침 9시에 출근해서 밤 10시에나 들어오십니다. 같이 산다는 것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릅니다.

임산부로 직장을 다니는 것과 아기 엄마로 직장을 다니는 것은 천지차이이며, 아이가 하나 있는 것과 여럿 있는 것은 더더욱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한 가지 묻고 싶어요. 어떻게 그 많은 일들을 해내시나요? 어떻게 실수 없이 해내시나요? 어떻게 까먹지 않고 해내시나요? 그 와중에 또 어떻게 동료들 기분 상하지 않게 해내시나요? 묻다 보니 한 가지가 아닙니다.

저 역시 직장맘 손에서 컸고 시어머니도 직장맘이십니다. 직장을 가지지 않고 그 분들이 그 나이가 되셨다면 그분들이 오직 가족에게만 기댈 수밖에 없었을테니 얼마나 외로우셨을까요. 저는 그래서 직장맘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직장맘으로 삶을 살아오신 그 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께,
당신 자신이, 여러분의 아내가, 여러분의 가족이, 여러분의 동료가 직장맘으로 살고 있습니다. 업무에서 제외해달라는 말이 아닙니다. 위로의 말을 바라는 것도 아니구요. 이해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직장맘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주세요. 그네들은 모두 사정이 있어 아이를 다른 사람 손에 맡기고서라도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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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rank 2007/05/31 06:05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옳습니다.
    직장맘이 슈퍼걸이 되기를 바라는 사회분위기는 하루빨리 개선되야 합니다.
    건강한 사회의 기초가 직장맘이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육아와 직장일을 할수 있는
    환경이 되야 하고
    그것을 위해선 모두들 이해를 하는 것을 떠나
    제도적 법적으로 장치를 해야 합니다.
    간단한 룰만 지켜져도 편해지죠.
    북미에서 5시,6시 칼퇴근이 거의 확실한 이유는
    대부분 직장맘이 6시전에 데이케어에 애들 안데리고 가면
    6시전 문닫는 데이케어가 운영이 안되고
    거기에 맞춰 사회전반 시스템이 운영되는데
    이런 간단한것만 확실하게 지켜줘도
    되죠.

    제도와 법으로 필요한것을 생각해 주세요
    그리고 당연히 여성부에 요구하세요